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도서 '예스타 베를링 이야기' 저자 및 작품소개, 요약, 느낀 점

by 큰달이 2024. 1. 31.
반응형

예스타 베를링 이야기 저자 및 작품 소개

셀마 라괼레프는 여성 작가로서는 최초로 1909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스웨덴 작가로서 최초의 수상자이기도 합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여성 문학사의 한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는 작가입니다. 셀마 라글래프는 1858년에 스웨덴 모르바카라는 지역에서 태어납니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다리에 장애가 있어서 집안에서 교육을 받았는데요. 문학을 사랑하는 부모님과 지역 전설을 많이 들려준 할머니 덕분에 문학적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그녀는 스톡홀름에서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즈음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셀마 라괼레프는 설화나 영웅담에 기초한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들을 많이 썼는데요. 이 글에서 소개해 드릴 '예스타 베를링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그녀에게 작가로서 명성을 가져다준 작품은 '닐스의 신기한 모험'인데, 이 작품으로 대단한 대중적 인기를 얻습니다. 그녀는 1914년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스웨덴 아카데미 회원이 될 정도로 인정받은 작가였습니다.

예스타 베를링 이야기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산 셀마 라괼레프의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1891년에 발표된 장편 소설입니다.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해 문단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예스타 베를링 이야기는 작가의 고향인 스웨덴 남서부 베름란드 지방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인데요. 지역의 전설을 바탕으로 해서 상당히 신비롭고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소설입니다. 북유럽 특유의 거칠고 황량한 자연환경을 잘 묘사했고, 사람들의 감성도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읽으면서 섬세함보다는 거칠고 투박한 감정이 많이 느껴졌었는데요. 여성 작가의 작품들에 대한 편견을 깨준 소설이기도 합니다.

예스타 베를링 이야기

내용 요약

이 작품 내용을 요약해보겠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예스타 베를링은 원래 목사였지만, 술에 빠져 살다가 그만 파문당하고 맙니다. 쫓겨난 예스타는 거지꼴이 되어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부루뷔라는 곳에 도착합니다. 그곳에서 목사의 딸인 한 소녀의 밀가루와 썰매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배가 너무 고팠던 그는 부탁받은 밀가루와 썰매를 팔아 허기를 달래고 맙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사로잡힌 예스타는 눈밭에 몸을 던져 삶을 끝내기만을 기다리는데, 한 중년 부인이 그를 구합니다. 마르가레타라는 이름의 부인은 에케뷔의 영주였고, 예스타를 설득해 자신의 기사단에 가입시킵니다. 그녀의 기사단은 12명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다들 한때 전쟁과 모험으로 큰 전공을 세운 자들이었습니다. 지긋한 나이의 중년이 된 그들은 새로 영입된 젊은 나이인 예스타를 반갑게 맞아들입니다.

한편, 근처 표슈라는 곳에는 신트람이라는 이름의 영주가 있었습니다. 신트람은 사악한 인물로서 악마와 계약을 맺었거나 악마 그 자체라는 소리를 듣는 사람이었습니다. 성탄절을 하루 앞둔 어느 날 에케뷔의 기사들이 파티를 벌이고 있는데 신트람으로 추정되는 악마가 나타납니다. 악마는 그들의 주인인 마르가레타가 자신과 계약을 맺어 매년 기사들 중 한 명의 영혼을 지옥으로 넘겨왔다고 하죠. 그러면서 악마는 격분한 기사들을 유혹해 자신과 계약을 하자 합니다. 그들은 악마로부터 1년간 영지를 통치할 권력을 얻는 대신, 그 기간 동안 기사답게 행동을 하기로 계약하게 됩니다. 기사들은 성탄절에 반란을 일으켜 주인인 마르가레타를 쫓아냅니다.

기사들은 에케뷔를 장악하고, 예스타는 일대에서 아름다움으로 명성이 자자한 마리안과 사랑에 빠지는데요. 그녀의 아버지 멜키오르는 두 사람 사이를 반대하고 딸인 마리안을 집안에서 쫓아냅니다. 예스타는 집안에서 쫓겨난 마리안을 영지로 데려갑니다. 그때, 방랑 중이던 마르가레타는 에케뷔를 되찾기 위해서 한밤중에 기사들이 모여 있는 저택을 습격하는데요. 마리안이 마르가레타의 남편 벤트에게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벤트는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마르가레타를 공격합니다. 결국 마르가레타는 체포되고 기사들은 목숨을 건지게 됩니다. 하지만 마리아는 천연두에 걸려 아름다움을 잃고 맙니다. 그 소식을 들은 마리안의 아버지 멜키오르는 딸을 내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그녀를 집으로 데려갑니다.

한편, 에케뷔 근처에는 헨릭 도나 백작과 아내 엘리사벳이 살고 있었습니다. 엘리사벳은 무도회에서 예스타에게 마르가레타를 석방해 달라 부탁하지만 거절당합니다. 이 일로 기분이 상한 엘리사벳은 기사들의 춤 요청을 거절하고, 화가 난 기사들은 마르가레타를 풀어주는 대신에 엘리사벳을 납치하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예스타가 나서서 그녀를 풀어주고 남편 헨릭에게 데려가지만, 도리어 헨릭은 엘리사벳이 괜한 행동을 해서 이런 일을 자초했다며 아내를 책망합니다. 얼마 후, 예스타는 어느 시골 여자와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하려고 합니다. 이를 전해 들은 엘리사벳이 먼 길을 걸어가 예스타를 말리려고 합니다. 사실 엘리사벳은 예스타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헨릭의 어머니 메타는 아들을 부추겨 두 사람을 이혼시킵니다. 엘리사벳은 이미 헨릭의 아이를 임신한 채였지만, 자신이 다른 남자를 사랑한 부정을 참회한다면서 고행에 나섭니다. 엘리사벳은 한 시골에서 아이를 낳게 되는데, 그제야 자신이 이혼을 당했음을 알게 됩니다. 그녀는 아이에게 아버지가 필요하다며 예스타와 결혼합니다.

시간이 흘러 악마와 계약을 한 1년의 기간이 되었습니다. 기사들은 1년간 계약 조건을 지켜내 악마와의 내기에서 승리하고, 악마는 사악한 지주 신트람을 데려갑니다. 그 무렵 에케뷔에서 쫓겨나 방랑하던 마르가레타가 돌아오는데, 그녀는 기사들에 대한 복수심을 모두 버린 후였습니다. 예스타 등 기사들은 그녀를 따뜻하게 맞아주지만 마르가레타는 얼마 가지 않아 사망하게 됩니다. 예스타는 아내 엘리사벳과 함께 에케뷔를 떠납니다.

느낀 점

이제 이 작품의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이 작품을 전반적으로 지배하는 우울한 분위기의 원인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환상과 현실을 교묘하게 뒤섞고 있는데, 묘하게도 전반적으로 우울한 분위기를 나타냅니다. 주인공인 예스타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는 환상적인 분위기에도 밝지 않고 어둡고 우울한 느낌입니다. 그들의 인생은 항상 굴곡과 고난으로 가득 차있고, 인물들 사이의 관계 역시 원만하지 못한 모습입니다. 이 작품을 집필할 당시 셀마 라겔뢰프의 나이는 불과 20대 초반이었는데, 인생을 비관적인 관점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우울한 분위기와 인생에 대한 비관적인 관점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춥고 거친 기후적 지리적 특성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작가는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에케뷔를 비롯한 베름란드 지역을 혹한이 휘몰아치고 황량한 곳으로 묘사합니다. 작가가 살아온 자연적인 환경의 어려움이 소설에 반영되어 우울한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서 독자는 작가가 살아온 지역의 자연환경이 어떻게 작품에 반영되고, 어떻게 작품의 내용과 분위기를 구성하는지 알게 됩니다. 

다음으로 이 작품은 비관주의자가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를 찾는 방법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작품의 화자인 작가 자신은 인생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보이는데요. 인생의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 측면에 더 주목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겁니다. 일반적으로 낙관주의자들은 자기 인생이 잘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살아가지만, 비관주의자들은 그렇지 않을 겁니다. 이 소설에서 비관주의자들이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을 너무나 정확하게 표현한 문장이 있습니다. "이 지상에서 우리 인간들이 걷는 길은 험난하기 짝이 없다. 우리는 사막과 늪을 지나고 산을 올라야 한다." 이렇게 인생을 험난하게 생각하는 비관주의자들은 인생을 사는 이유와 동력을 어디서 얻을까요? 이 작품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후반부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힘겨워하는 예스타가 동료 기사의 음악을 통해 위로를 받으며 힘을 얻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고되고 자연은 가차 없다. 그러나 둘 다 혹독함의 대가로 기쁨과 용기를 선사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누가 그 둘을 견딜 수 있으랴." 일반적으로 비관주의자들은 인생이 고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살아내는 대가로 어떤 기쁨과 용기를 얻어낼 수 있다고 보는 것 아닐까요? 그러므로 비관주의자들이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은 낙관주의자들과 다르고, 인생에 아무 의미도 없다고 생각하는 회의론자들의 시각과 또 다릅니다. 결론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분명히 힘들고 고된 일이나, 그 과정에서 기쁨과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비관주의자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이자 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과거의 이야기를 들을 때 가져야 할 태도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예스타에게 마음을 주고, 남편 헨릭에게 쫓겨난 엘리사벳은 그의 아이를 임신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돌아가지 못하죠. 그 이유는 헨릭의 어머니 메타가 엘리사벳을 쫓아내고자 두 사람의 결혼을 무효로 돌려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메타는 과거 아들 부부가 결혼할 당시에 절차를 파고들어 마침내 하자를 발견하고 그것을 이용합니다. 그런데 메타가 발견한 절차적 하자라는 것은 억지로 만들어낸 느낌을 줍니다. 작가는 '옛이야기, 반쯤 시든 장미꽃'과 같은 표현을 사용하여 메타가 무리수를 두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는데요. 옛이야기. 즉 과거에 대한 기억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왜곡될 수 있고, 변질될 수 있어 옛이야기를 들을 때는 잘 가려들어야 한다는 의미 같습니다. 반쯤 시든 장미꽃처럼 불완전한 옛 이야기에 의지해서 어떤 사람들을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우리는 누구나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겁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옛 이야기를 조작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엘리사벳의 사례를 보면서 옛 이야기를 다루고, 그것을 들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예스타 베를링 이야기 요약과 감상평이었습니다. 아까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 작품은 섬세함보다는 선 굵은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여성 작가의 작품에 대해서 환상이나 편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꼭 읽어보시면 좋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