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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도서 줄거리, 진실과 진심의 중요성

by 큰달이 2024.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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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리뷰할 작품은 제인 오스틴의 엠마입니다. 엠마는 1816년에 발표된 제인 오스틴의 네 번째 소설입니다. 제목인 엠마는 주인공의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요. 엠마를 좋아할 사람은 작가 본인뿐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비호감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런 엠마의 행동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시대상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감상평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주인공에 대한 평가는 서로 엇갈릴 수 있지만, 당대 문인들 중에서는 이 소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바로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엠마

엠마 줄거리

주인공인 엠마 우드하우스는 언니 이사벨라가 결혼하여 하트필드라는 이름의 집을 떠난 이후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가정교사이자 제일 친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 테일러도 얼마 전에 웨스턴이라는 이웃 남자와 결혼하여 떠났습니다. 테일러의 남편이 된 웨스턴은 이번이 두 번째 결혼이었고, 사별한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프랭크라는 장성한 아들을 두고 있었습니다. 프랭크는 웨스턴의 전 처가인 처칠 집안에 입양되어 그곳에서 성장했고, 아버지 웨스턴의 고향에는 자주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엠마는 건강에 과도하게 예민한 아버지를 잘 모시며, 돌아가신 어머니의 빈자리를 대신해 하트필드의 안주인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친한 이웃들이 있었는데, 특히 이사벨라의 남편인 존의 형, 나이틀리는 수시로 하트필드에 드나드는 친한 지인이었습니다. 냉철한 성격의 나이틀리는 엠마보다 10살 이상 연상이었지만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였고, 엠마는 그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었습니다. 또한 엠마는 이웃집에 사는 부모를 알 수 없는 해리엇이라는 자기 또래의 여자와도 친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해리엇은 사생아였기 때문에 엠마 등 지역의 귀족들과 어울리기 부적합했지만, 엠마는 그녀에게 호의를 가지고 동생처럼 대합니다. 근처에 사는 농장주 마틴이 해리엇에게 호감을 표시하지만, 엠마는 해리엇이 더 좋은 집안에 시집을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거부하게 만듭니다. 엠마가 해리엇의 짝으로 점찍은 사람은 엘튼이라는 교구 목사였고, 엘튼이 해리엇에게 보이는 호의가 호감의 표현이라고 여깁니다. 엠마는 해리엇에게 엘튼이 그녀를 사랑하는 것 같다고 부추깁니다. 결국 해리엇이 엘튼에 대해 호감을 갖게 하고 흡족해합니다. 하지만 나이틀리는 엠마의 이런 계획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녀가 과한 간섭을 하고 있다면서 그런 행동은 해리엇을 아끼는 것이라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얼마 후에 엘튼은 엠마에게 '구혼'이라는 의미의 수수께끼를 담은 쪽지를 보냈는데, 그녀는 그것이 해리엇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엠마에게 보낸 것이었고, 나중에서야 엘튼의 진심을 알게 된 엠마는 무척 당혹스러워하면서 그의 마음을 거절합니다. 결과적으로 엠마는 엘튼과 헤리엇 모두에게 상처를 준 셈이 됩니다. 착한 해리엇은 엠마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았고, 얼마 후에 제인 페어팩스가 오랜만에 고향 마을을 방문합니다. 제인은 엠마와 동갑이었지만 그들은 친해지지 못했습니다. 엠마는 제인의 뛰어난 외모와 피아노 실력에 감탄하면서도 호감을 가지지 못합니다. 한편, 엠마에게 차이고 다른 도시로 떠났던 엘튼이 단 3주 만에 호킨스라는 여자와 약혼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엠마는 해리엇이 마음을 다잡도록 돕고, 그로부터 얼마 후 엘튼 부부가 다시 마을로 돌아옵니다. 이제 엘튼 부인이 된 호킨스는 수다스럽고 허세가 가득한 사람이었습니다. 엠마는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습니다. 이후 웨스턴 부부의 아들인 프랭크 처칠이 방문하면서 마을 사람들 사이에는 활기가 돕니다. 엠마는 잘생기고 활달한 프랭크에게 호감을 갖지만, 나이틀리는 그가 다소 경박한 언행을 보인다면서 좋아하지 않습니다. 엠마는 프랭크와 함께 제인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으며 가까워지고, 프랭크도 엠마에게 호감을 표시하면서 둘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흐르게 됩니다. 한편, 엘튼 부인은 제인에게 좋은 가정교사 자리를 알아봐 주겠다며 과도한 관심을 보입니다. 제인은 그런 엘튼 부인의 관심을 불편해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무도회가 열려서 사람들은 즐겁게 춤을 춥니다. 그곳에서 엘튼이 헤리엇과의 춤을 거절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해리엇으로서는 큰 모욕이 되는 행동이었는데, 나이틀리가 나서서 해리엇에게 춤을 신청하며 엠마 등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게 됩니다. 그 무렵 엠마는 프랭크에 대한 호감을 접고 그를 해리엇과 이어주려고 합니다. 얼마 후 프랭크의 외숙모이자 양모인 처칠 부인의 부고가 전해지고, 프랭크는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급히 마을을 떠납니다. 그러고 나서 마을에는 충격적인 소식이 알려지는데, 사실 프랭크는 제인과 이전부터 아는 사이인 데다가 알고 보니 비밀 약혼까지 한 사이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엠마는 프랭크가 약혼녀가 있으면서도 자신에게 은근히 호감을 비친 것이 불쾌하고, 둘 사이도 모른 채 제인에 대한 험담을 했던 것이 부끄러워집니다. 엠마는 해리엇에게 이 소식을 전하는데, 놀랍게도 해리엇이 나이틀리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엠마는 자신 역시 나이틀리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해리엇이 그를 마음에 두게 한 것에 자기 책임이 있다며 후회합니다. 그녀는 얼마나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모른 채로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 관여하려 했는지 부끄러워하고, 나이틀리와 만나 서로에 대한 호감을 확인합니다. 해리엇은 마을을 떠나 그녀에게 호감을 표시했던 마틴과 결혼하기로 하고, 엠마는 그간 불편한 관계였던 제인과 관계를 개선합니다. 결국 엠마는 나이틀리와 결혼하고, 제인은 프랭크와 결혼하게 됩니다.

엠마라는 인물

제인 오스틴은 엠마는 작가인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좋아하지 않을 주인공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사실 작품 속의 엠마는 매력적인 스타일은 아닙니다. 독자들이 엠마에 대해서 가장 이해하고 공감하기 힘들 부분은 타인의 연애사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간섭입니다. 이런 모습은 그녀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동생이라고 할 수 있는 해리엇에 대해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의 연애에 대해서 관심이 가는 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만, 엠마의 행동은 과합니다. 우선 그녀는 당사자들의 생각이나 감정은 고려하지 않고, 자기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어떻게든 이어보려고 합니다. 정작 당사자들의 생각에는 신경을 덜 쓰다 보니, 그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도 생깁니다. 엠마는 마지막 부분에서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이를 후회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주제넘은 행동이 결국 허영심이었고, 교만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정작 엠마는 자신에게 나이틀리가 중요한 사람이고,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죠. 타인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일수록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 모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엠마는 그런 사람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람은 모두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엠마는 왜 그랬을까?

엠마는 과도한 참견을 하는 인물입니다. 이는 매우 전형적인 비호감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사회상을 생각해 보면 작가는 엠마에게 나름의 역할을 부여한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그 역할이란, 당시 여성들에게 씌워진 사회적 한계 내에서 최대한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겁니다. 당시 사회의 여성들은 직접 남편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거의 없었고, 영국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자들은 청혼을 받으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예의였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을 실례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작가는 엠마를 통해 여성은 수동적으로 기다리고 선택받는 존재라는 인식에 대해 도전하는 겁니다. 그래서 그녀는 해리엇에게 마틴의 청혼을 거절하게 하고, 엘튼에게 호감을 갖도록 함으로써 여성에게도 배우자를 선택할 권한이 있음을 보여주려 한 것이죠. 이런 행동은 당시 사람들에게는 파격적인 모습일 것이고, 어떻게 생각하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작가가 엠마에게 부여한 역할을 생각하면 단순히 비호감 캐릭터라는 낙인을 찍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진실과 진심의 중요성

이 소설은 전반적으로 잔잔하게 흘러갑니다. 가장 큰 반전은 프랭크 처칠과 제인 페어팩스가 알고 보니 약혼한 사이였음이 밝혀졌을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생긴 프랭크의 등장은 지역 사교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고, 주인공 엠마에게도 설레는 일이었습니다. 나중에는 그를 해리엇과 어떻게든 연결해 주려고 하지만, 초반에는 엠마도 그에게 매력을 느낍니다. 엠마가 프랭크에게 매력을 느낀 이유는 그가 미남인 데다가 호감을 사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엠마는 그와 해리엇을 이어주려고 합니다. 그를 거절하려고 마음먹은 엠마에게 비밀 약혼 소식은 놀라운 충격이었습니다. 엠마는 그와 나눈 수많은 이야기들, 특히 그의 비밀 약혼녀인 제인에 대한 험담 때문에 곤혹스러워합니다. 그녀로서는 진실을 감춘 프랭크가 불쾌할 수밖에 없었고, 비슷한 이유로 프랭크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땅에 떨어집니다. 이런 프랭크를 보면서 애초에 그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던 나이틀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엠마 이런 것들을 보면 우리의 모든 관계에서 진실과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더욱더 확인하게 되지 않소?'라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잘 구분해야 할 점은 의도적으로 속인 것과 어쩔 수 없이 알리지 않은 것의 차이입니다. 살다 보면 자신의 비밀을 어쩔 수 없이 알리지 못하거나 불필요해서 말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상황까지 모두 비난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프랭크는 의도적으로 엠마와 사람들을 속였기 때문에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죠. 나이틀리가 말한 것처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무엇보다도 진실과 진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여기까지 엠마 도서 줄거리와 감상평이었습니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정말 쉽게 읽히고,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