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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대로 하세요' 도서, 등장인물, 줄거리, 의미, 사랑, 형제

by 큰달이 2024.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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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대로 하세요'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다른 셰익스피어 작품 속 소재들이 혼재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이 때문에 플롯이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셰익스피어의 5대 비극 중 하나지만, 다른 희극들과 구분되는 특징이 있는데요. 이 부분은 감상평에서 자세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뜻대로 하세요

뜻대로 하세요 등장인물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극이 대개 그렇듯이 이 작품도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가 상당히 복잡한 편입니다. 로랜드 집안에는 올리버와 올랜도라는 형제가 있습니다. 근처에 살고 있는 프레드릭 공작은 원래 공작 작위를 가지고 있던 형을 몰아낸 사람입니다. 그 형에게는 로절린드라는 딸이 있었고, 프레드릭에게는 실리어라는 딸이 있었는데 두 사촌 자매는 사이가 좋았습니다. 나중에 올랜도와 로절린드는 연인 사이가 되고, 올리버와 실리어도 연인 사이가 됩니다. 이들 외에도 실비어스와 피비라는 남녀가 등장하는데, 이들도 나중에 연인 사이로 발전됩니다.

줄거리

이 작품의 주요 줄거리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로랜드 집안의 올리버와 올랜도 형제는 아버지가 사망한 후 막대한 유산과 영지를 물려받는데, 대부분을 형인 올리버가 독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동생 올랜도는 불우한 처지에 놓여있었고, 형을 원망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형제는 정원에서 크게 다툽니다. 화가 난 올리버는 올랜도가 나간 후 비밀리에 찰스를 부릅니다. 찰스는 다음 날 올랜도와 씨름 시합을 하기로 한 사람이었습니다. 올리버는 찰스에게 씨름 시합 중 올랜도를 불구로 만들어달라고 합니다. 한편, 인근에는 프레드릭이라는 공작이 있었는데, 그 역시 형을 내쫓고 영지를 혼자 독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프레드릭의 딸인 실리어는 쫓겨난 공작의 딸인 사촌 언니 로절린드와 우애가 깊었습니다. 둘은 프레드릭의 저택에서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올랜도와 찰스의 씨름 시합은 프레드릭과 다른 귀족들 앞에서 열리는 것이었고, 로절린드와 실리어도 참관하게 됩니다. 찰스는 유명한 씨름꾼이었기에 로절린드는 올랜도를 불쌍히 여기고, 그에게 행운을 빌어줍니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올랜도가 찰스를 쉽게 이겨버립니다. 프레드릭은 올랜도가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죽은 로랜드 경의 아들임을 알고 그를 냉대합니다. 하지만 로절린드는 올랜도에게 호감을 느껴 자신의 목걸이를 건네주고, 이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죠. 그날 이후 로절린드는 올랜도에게 빠져듭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삼촌 프레드릭이 나타나 그녀를 저택에서 추방해 버립니다. 그녀는 저택을 떠나 쫓겨난 아버지가 있다는 아든 숲으로 향하고, 실리어 역시 그녀를 따라가는데 터치스톤이라는 재담가도 이들과 함께 가죠. 아든 숲에 도착한 로절린드는 남장을 하고 실리어, 터치스톤과 함께 인근의 목장에서 양을 치는 생활을 시작합니다. 한편 올리버와 올랜도 간의 형제 갈등도 극단으로 치닫고, 올랜도는 자신을 암살하려는 형에게서 도망쳐 아든 숲으로 향합니다. 아든 숲으로 온 올랜도는 로절린드의 아버지와 그가 이끄는 무리를 만납니다. 이후 로절린드에 대한 사랑의 글을 숲 속 곳곳에 써놓습니다. 로절린드와 실리어는 올랜도가 쓴 사랑의 글을 보게 됩니다. 로절린드는 그 글을 보고 올랜도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과 이 숲에 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곧 올랜드와 로절린드가 만나게 되는데, 그는 남장을 한 로절린드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로절린드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올랜도의 사랑을 시험해보려 합니다. 올랜도에게 사랑의 열병을 치유해 주겠다며, 자신을 로절린드처럼 생각하고 날마다 찾아와 구애해 보라고 하죠. 올랜도는 매일 찾아가겠다고 약속했지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낙심한 로절린드 앞에 실비어스와 피비라는 남녀가 나타납니다. 실비어스는 피비를 짝사랑했지만, 피비는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습니다. 남장을 한 로절린드는 피비를 비난하며 실비어스의 마음을 받아주라고 하죠. 하지만 피비는 남장한 로절린드를 사랑하게 되고, 묘한 삼각관계가 연출됩니다. 며칠 후 올랜도가 약속대로 로절린드를 찾아옵니다. 올랜도는 로절린드를 알아보지 못한 채로 로절린드에 대한 사랑을 고백합니다. 그러고 나서 올랜드는 잠시 어딘가에 다녀오겠다며 사라지죠. 남장을 한 로절린드를 사랑하게 된 피비는 실비어스를 시켜 로절린드에게 연애편지를 보내고, 편지를 받은 로절린드는 당황합니다. 그 사이 로절린드 앞에 올랜도의 형 올리버가 나타납니다. 올리버는 동생을 해치기 위해 숲에 왔는데, 사자의 공격을 받으려는 것을 올랜도의 도움으로 벗어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상을 입은 올랜도가 피 묻은 수건을 주며, 남장한 로절린드에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을 이해해 달라는 말을 전해달라 했다고 말합니다. 한편, 그 와중에 올리버와 실리어는 서로 사랑에 빠집니다. 여전히 남장을 하고 있는 로절린드는 자신이 남자인 줄 알고 사랑에 빠진 피비와 로절린드를 그리워하는 올랜도를 위해 정체를 밝히기로 결심합니다. 그녀는 아든 숲의 아버지를 찾아가 딸 로절린드가 살아있다면 올랜드와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다짐을 받습니다. 또한 피비에게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게 된다면 실비어스를 사랑하라고 권하죠. 마침내 로절린드는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사람들은 약속을 지킵니다. 로절린드와 올랜드, 피비와 실리어스, 실리아와 올리버는 각각 맺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형을 쫓아 보냈던 프레드릭 공작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모든 지위를 형에게 돌려보내며, 자신은 은거하겠다고 선언하죠. 이 작품은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제목의 의미

먼저 이 작품의 제목인 '뜻대로 하세요'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의 원제는 'As You Like it'입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뜻대로 하세요 혹은 좋으실 대로라는 말이 되었습니다. 작품을 다 읽고 나서도 제목에 대한 의미가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특별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 하나에 속하는데, 한 가지 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결말에서 고통을 당하거나, 망신거리가 되거나, 징벌을 받는 등장인물이 없다는 점이죠. 같은 희극이더라도 베니스의 상인의 악역인 샤일록은 결국 파멸하고, 한여름밤의 꿈속에서 공연되는 연극의 주인공들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습니다. 십이야의 맬볼리오는 사람들의 조롱을 당하고 모욕감을 느낀 채 떠나가는 결말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악역으로 분류할 수 있는 프레드릭 공작이나, 올리버도 비극적인 결말을 맞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등장인물들이 해피엔딩을 맞게 되는 요인이 외부의 강제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선택이라는 것에 있죠. 프레드릭은 자신의 영지와 재산을 강제로 빼앗긴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형에게 돌려줍니다. 올리버 역시 자기 목숨을 구해준 동생 올랜도의 우애에 감동하여 자발적으로 화해하게 됩니다. 실비어스와 결혼하게 된 피비 또한 로절린드가 여자인 것을 알고, 자신의 의지대로 실비어스를 선택합니다. 이 작품이 진정 희극인 이유는 어쩌면 등장인물들 모두가 각자의 뜻대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맞았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이 작품의 제목은 해피엔딩을 만드려고 한 셰익스피어의 의도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기를 선택하라

다음으로 이 작품은 사랑하기를 선택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겁니다. 제가 느끼는 이 작품의 압권은 남장을 한 로절린드 앞에서 실비어스와 피비, 올랜도가 신세한탄을 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에서 실비어스는 피비를 향한 짝사랑의 감정을 말합니다. 로절린드를 사랑하는 피비, 로절린드를 사랑하는 올랜도, 올랜도를 사랑하는 로절린드는 실비어스에게 공감하며 같이 한탄합니다. 그 부분에서 올랜도는 자기 앞에 있는 남자가 로절린드인지 모르는 채로, 그렇다면 나는 왜 당신을 사랑해서는 안되지라는 말을 합니다. 이 말을 하는 롤랜도는 로맨틱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등장인물들은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사랑하는 것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모두 사랑을 얻어내는 결말을 맺습니다. 특히 자신에게 쌀쌀맞게 대하던 피비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결국 사랑을 얻어낸 실비어스의 사례는 더욱 극적이죠. 따라서 이 작품은 독자와 관객들에게 두려움 없이 사랑에 임하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실비어스와 피비의 사례는 소설 속 이야기지,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비어스처럼 하겠다고 일방적인 사랑을 지속하는 것은 결국 양쪽 모두에게 큰 상처만 남길 수도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속 형제

마지막으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에 등장하는 형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작품에는 올리버와 올랜도, 옛 공작과 프리드릭 공작이라는 두 형제가 등장합니다. 두 형제는 공교롭게도 모두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올리버와 프레드릭은 각각 동생과 형을 쫓아내고 선친이 남겨놓은 유산과 영지, 작위를 독차지합니다. 사실상 남보다 못한 형제 사이가 되고 만 것인데,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원수나 마찬가지인 형제의 모습이 많이 등장합니다. 햄릿에서 클로디우스는 햄릿의 아버지이기도 한 형을 살해하고 형수를 빼앗습니다. 리어왕에서도 에드워드와 에드가는 이복형제로 원수지간이며, 리어왕의 세 자매도 서로 견제하는 사이입니다. 4대 비극 중 2개의 작품 속 비극의 주된 원인이 바로 형제간의 갈등인 겁니다. 사실 형제는 가장 가까운 사이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가장 위협적이고 강력한 라이벌이 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동서양의 역사와 신화에서도 형제간의 갈등과 싸움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도 주변에 있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버린 형제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위대한 통찰력을 가진 셰익스피어에게도 형제 갈등은 해소하기 어려운 인간 사회의 모습이었기에 이토록 자기 작품에서 자주 활용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작품 속 두 형제의 갈등이 모두 해소된다는 건데요. 올리버와 프레드릭은 형제를 빈손으로 쫓아내고, 아덴 숲까지 찾아갑니다. 하지만 올리버는 사자의 공격을 받다가 올랜도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건져 화해하고, 프레드릭은 숲에서 수도사를 만나 문답을 하던 중 깨달음을 얻어 모든 것을 형에게 돌려주고 은둔하죠. 두 형제 모두 개연성이 떨어지는 극단적인 형태로 갈등을 끝냅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형제간의 갈등이라는 것이 위대한 극작가 셰익스피어에게마저 자연스럽게 풀어 해소하기 어려운 난제였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고전작품이라고 하면, 어딘지 모르게 읽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굉장히 쉽게 읽히고, 굉장히 재밌습니다. 드라마틱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고전에 익숙하지 않아도 추천하고 싶습니다.